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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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 알제리(Algeria)
등재연도 : 2015년
영문명
Sbuâ, annual pilgrimage to the zawiya of Sidi El Hadj Belkacem in Gourara
지역정보
여러 순례자 집단이 각자 자신의 크수르(ksour, 마을)를 떠나 부족 또는 연합 부족과 함께 일련의 여행길에 올라 다른 마을에 도착한다. 순례 여행을 떠난 지 6일째 되는 날, 순례자들은 3개 크수르(마신(Macine), 티미문(Timimoun)과 자위에트 시디 엘하지 벨카셈(Zawiyet Sidi Elhadj Belkacem))에 집결한다. 다음 날 도보 여행의 마지막 종착지인 시디 엘하지 벨카셈의 자위야에 도착하면 여러 순례자 집단들은 순례를 마치는 회의를 연다.
이 여행은 구라라 지역으로부터 반경 80km 이내에서 이루어진다. 알제리의 다른 시골 또는 도시 공동체에서도 예언자 무함마드의 탄생 후 일곱 번째 날을 축하한다. 하지만 구라라를 처음 설립한 성자를 표시하는 깃발을 들고 순례 여행을 하는 이러한 방식은 이 지역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특별한 축하 의식이다. 이 의식은 오늘날 전국적으로 유명해져서 해마다 알제리의 다른 지역에서도 이 순례 여행에 참여하고자 이곳을 찾아오기도 한다.
예능보유자
이 문화의 보유자들은 성자와 자신의 관계를 거슬러 추적하여 스스로 그의 후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의식을 총괄하여 감독하는 것은 가장 나이가 많은 연장자이자 박식한 사람으로 그는 ‘자위야’를 관리하며 교육, 손님 접대, 기록 관리 등을 담당한다.
‘자위야’란 여러 가지 목적을 가진 기관이다. 여행자가 식사를 하고 쉴 수 있는 곳이며, 아랍어를 배우고 코란이나 이슬람 율법을 연구하는 등의 지식을 전승하는 곳이자 이슬람의 신비를 처음 접하는 곳이기도 하다. 아울러 크수르의 여러 공동체 간에 발생할 수도 있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곳이기도 하다. 공동체 구성원들은 자위야의 지도자들이 식사 준비 및 숙박과 같은 모든 일상적인 생활과 업무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의식에는 젊은 세대가 참여하고 있어서 전승이 보장된다. 어린이와 젊은이들은 어떻게 이동하는지 배우고, 연장자로부터 전승된 문구나 표현을 음송하는 법을 익히고, 집단기억 속에서 성스러운 곳으로 여겨지고 있는 여러 지명(거점 도시)에 대해 알게 되고,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반드시 순례해야 하는 장소가 어디인지도 배운다.
영묘에 석회를 칠하는 것과 같은 특정한 과업은 크수르를 설립한 성자로부터 보호를 받는다고 여겨지는 첫 번째 가문에 속한 사람들이 맡아서 처리한다. 여성들은 구슬피 우는 것으로 행사에 참여한다. 행사가 시작하기 1주일 전에 여성들은 소위 ‘맷돌’ 의식을 주관한다. 맷돌 의식은 처음 간 한줌의 곡식을 이용해 순례자들이 공동 식사의 시간에 함께 먹을 수 있도록 쿠스쿠스를 만드는 것이다.
무형유산의 의미
오늘날 스부아의 주된 기능은 의식이 집단 활동, 방문, 축하행사(가창과 춤)와 관련된 문화 풍습을 재생산함으로써 구라라 문화 경관의 일부인 ‘즐거움’을 되살리고 있다. 한편 스부아 풍습과 관련된 장소의 지형(순례길, 거점 도시 및 모임)을 둘러싼 집단기억이 형성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스부아를 이끄는 여러 동인은 현재도 유효하다. 예언자 무함마드의 탄생을 기념함으로써 크수르 공동체는 무함마드에 대한 애착심을 해마다 재확인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구라라의 역사에는 다음 같은 독특한 특징이 나타난다.
먼저, 주요 성자와 제자 그리고 계승자로 연결되는 관계가 후손들을 통해서 보다 강화된다. 특히, 가장 규모가 큰 티미문과 같은 공동체도 그렇지만 공동체들이 함께 시디 엘 하지 벨카셈의 자위야로의 순례 여행에 동참한다는 사실은 자위야의 중요한 성격을 재확인하는 상징적인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여러 공동체가 스부아 의식을 하는 동안 한데 모인다고 해서 이들 사이에 내재된 경쟁 관계를 일소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공동체는 의식에 참여함으로써 같은 구라라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서로 대면하는 계기를 갖게 된다. 해마다 스부아 기간 동안 구라라에 있는 몇몇 주된 자위야 설립자들의 후손들은 한데 모여서 종교·사회·정치적·역사적 유대를 재확인하는 한편 경쟁의식을 형성하여, 역설적이게도 서로 단합하게 되는 계기로 삼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자위야는 오늘날까지 크수르 공동체에 깊은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여러 공동체는 성자의 후손을 만나기 위해 매년 이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전승정보
이 무형유산에 대한 지식은 오늘날에도 과거와 동일한 방식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다시 말해 가정에서 또는 의식이 거행되는 장소에서 전승되고 있다. 어린이들은 의식과 문화 풍습에 직접 참여하며 관찰과 모방을 통해서 조금씩 배워나간다. 이러한 지식은 대개 구전 전통 덕분에 더욱 강화될 수 있었다.
어린이와 젊은이는 이 의식의 여러 단계와 행동, 기도, 찬트와 같은 것이 이루어지는 행사에 공식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의례를 배운다. 이러한 학습 과정을 통해 젊은이들은 훗날 자신들이 관련 지식의 보유자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다. 덕분에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한 강한 소속감도 가질 수 있고 정체성도 공유할 수 있다.
1990년대에는 정통성이 더욱 강조됨에 따라 젊은이들(15~25세)은 특히 이 의식을 지속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의문을 가졌다. 이들은 의식이 불경하다거나 미풍양속을 해치는 것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는 걱정이 있었다. 그러나 구라라 이외 지역의 각계각층 사람들의 격려 덕분에, 그리고 그 자체가 가진 영적·축제적인 성격 덕분에 이 의식은 새로운 생명력을 얻게 되었고 오늘날에는 다른 어느 때보다 널리 확산되고 있다. 구라라 공동체의 젊은이들 역시 과거 어느 때보다도 더 열성적으로 의식에 참여하고 있다.
그럼에도 ‘연장자들’은 의식의 일부 요소가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일부 거점 지역은 본래의 순례길 보다 거리가 짧아졌다는 것이다. ‘연장자들’은 이것이 빠르게 변화되는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는 것으로서 역사적 근거가 불충분하므로 전통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본문
1년에 한 번, 예언자 무함마드의 탄신일을 축하하는 행사의 하나로 구라라(알제리 사하라의 서남부) 지역에 있는 여러 크수르(마을)로부터 출발한 순례자는 무리를 이루어 지역에 소재한 여러 성자들의 영묘를 방문한다. 순례 여행은 이들 성자들 중 가장 중요한 인물인 시디 엘하지 벨카셈의 영묘가 있는 구라라의 중심부에서 마무리된다.
순례 의식은 총 일주일에 걸쳐서 진행되며 마지막 일곱 번째 날(‘스부아’라는 명칭은 이로부터 유래되었다. 새로 태어난 아이의 이름을 정해주는 날이다), 여러 순례 여행 집단이 시디 엘하지 벨카셈의 영묘가 있는 크수르(ksar) 외곽의 한 광장에서 집결하면서 행사는 절정에 이른다.
어마어마한 군중이 모이는 이 순례 여행에서 각각의 순례 집단은 저마다 성인의 깃발을 들고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의례를 행한다. 관중은 높은 단 위에 올라서서 구경한다. 행사의 마지막에는 여러 집단이 순식간에 하나의 무리가 되어 모이는데 이런 결집은 짧은 시간 이루어졌다 흩어진다. 순례자들은 이내 자신이 속한 각자의 집단으로 흩어져 의식을 진행한다. 이렇게 여러 집단이 순간적으로 모였다가 흩어지고 나면 의식은 보다 조심스럽게 진행되고, 각 순례 집단은 저마다 자신이 살던 크수르로 되돌아간다(수일이 소요되는 긴 여행이다).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믿음이나 순례 여행의 일환으로 치러지는 각종 의식에 비추어볼 때 스부아는 그들의 역사를 응축한 하나의 표현이자 그들을 한데 묶어주는 연결고리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