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세정보
목록 : 대표목록
국가 : 안도라(Andorra), 에스파냐(Spain), 프랑스(France)
등재연도 : 2015년
요약
‘하지 불 축제(The summer solstice fire festivals)’는 태양이 가장 높이 뜨는 하지(夏至) 날 밤에 피레네 산맥에서 해마다 열린다. 어스름이 내리면 여러 산골 마을의 주민들이 횃불을 들고 산에서부터 내려와 저마다의 전통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쌓아올린 장작더미에 불을 놓는다. 이때의 산을 내려오는 행위는 청소년에서 어엿한 어른이 된다는 것을 상징하기 때문에 젊은이들에게는 특별한 순간이 된다. 인기 있는 민속과 공동 식사와 같은 다양한 행사가 이루어지는 하지 불 축제는 사회적 유대를 재확인하고 소속감, 정체성, 연속성을 강화하는 시간으로 인식된다.
하지 불 축제에서는 특정한 사람들에게 일정한 역할이 지정되기도 한다. 일부 마을의 경우 장작더미에 처음 불을 놓는 임무를 시장이 맡는다. 한편 신부가 불을 축복하거나 불을 붙이는 곳도 있다. 또 다른 마을에서 가장 최근에 결혼한 남자가 불을 놓고 마을을 향해 내려가는 행렬의 맨 앞에서 이끄는 역할을 한다. 마을에 있는 미혼의 젊은 아가씨들은 포도주와 달콤한 다과를 준비하고 횃불을 들고 오는 남자들이 당도하기를 기다리는 경우도 많다. 아침이 되면 사람들은 잉걸불이나 재를 모아서 가서 각자의 가정이나 정원을 보호한다. 지역 공동체에 깊이 뿌리 내린 이 전통은 협회와 지역 기관의 네트워크 덕분에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전승에 있어 가장 중요한 현장은 이 무형유산의 기억을 지속적으로 생생하게 보존하고 있는 가정이다.
영문명
The summer solstice fire festivals in the Pyrenees
지역정보
이 유산은 총 63개 지역에서 오늘날까지 연행되고 있다:
• 안도라 (3): 안도라라베야(Andorra la Vella), 산줄리아데로리아(Sant Julià de Lòria), 에스칼데스엥고르다뉴(Escaldes-Engordany) 등의 총 45,550명
• 에스파냐(26)
아라곤(Aragon) 지방 : 몬타누이(Montanuy), 아네토(Aneto), 카스타네사(Castanesa), 보난사(Bonansa), 라스파울레스(Laspaules), 사운(Sahún), 비야루에(Villarrue), Suils(리바고르사(Ribagorza), 산트후안데플란(Sant Juan de Plan), 소브라르베(Sobrarbe) 등의 총 1,210명
카탈루냐(Catalonia) 지방 : 레스(Lés) 및 아르티에스(Arties, 발다란(Val d’Aran)), 폰 데 수에르트(Pont de Suert), 카조스(Casós), 례스프(Llesp), 바루에라(Barruera), 타울(Taüll), 보이(Boí), 에릴 라 발(Erill la Vall), 두로(Durro), 빌랼례르(Villaller) 및 세네트(Senet, 알타리바고르사(Alta Ribagorça), 알린스(Alins) 및 이질(Isil, 팔랴르스 소비라(Pallars Sobirà)), 라 포블라 데 세구르(La Pobla de Segur), 팔랴르스 주사(Pallars Jussà), 바가(Bagà) 및 산 줄리아 데 세르다뇰라(Sant Julià de Cerdanyola, 독특한 겨울 팔례스 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베르게다(Berguedà) 등의 총 11,400명
• 프랑스(34)
하지 축제의 북쪽 한계선은 퐁렛-다이유부르(Ponlat-Taillebourg)와 생 고댕(Saint-Gaudens), 동쪽 한계선은 가낙(Ganac)과 생 피에르 드 히비에르(Saint-Pierre-de-Rivière, 푸아(Foix)), 서쪽 한계선은 바네르 드 비고르(Bagnères de Bigorre)이다.
오트 가론(Haute Garonne) 지방 : 바네레스 엔 류숑(Bagnères de Luchon), 주제트 드 류숑(Juzet de Luchon), 몽토방 드 류숑(Montauban de Luchon), 생 마메트(Saint-Mamet), 무스타죵(Moustajon), 메이렌(Mayrègne), 생 아방탱(Saint-Aventin), 살레 엣 파비엘르(Salles et Pratviel) 및 우(Oô, 바녜르 드 류숑(Bagnères de Luchon)) 칸통) 등의 4,770명
미디 피레네(Midi-Pyrénées) 지방 : 바루스(Barousse) 계곡의 20개 마을(2,370명). 안도라의 마을(45,500명)과 별도로 이 두 지역의 인구만 합해도 65,000명이 넘는다. 단 4개 마을만이 2,000명이 넘고, 20개 이상의 마을은 100명 이하, 나머지 마을은 500명 이하이다. 이 작은 도시와 마을들은 중앙 피레네 산맥의 북부 경사면과 남부 경사면에 분포하는데, 해발 524m의 봉우리(La Pobla de Segur)와 1504m의 봉우리(Villarrue) 사이에서 동쪽으로 긴, 대략 가로 200km(0º30’-1º40’E), 세로 150km(42º14’-42º60’N) 크기의 직사각형 형태를 띠면서 피레네 산맥의 최고봉인 아네토(Aneto, 해발 3,404m) 봉을 포함한 고산준봉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계곡 안에 있다.
예능보유자
축제와 관련된 모든 시민, 관련 기관 및 단체 전체가 이 무형유산의 보유자에 해당한다. 하지 축제라는 유산은 전체 공동체의 것이며, 이 공동체가 연행자이기도 하다. 포괄적인 의미로 팔랴이레스(fallaires)이라는 용어는 보유자이거나 연행자 모두를 지칭한다. 축제의 각 단계마다 또는 특정한 의식이나 준비 과정에서 일정한 책임을 맡는 특별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기관(시청이나 시장)이나 종교단체, 또는 교구(사제) 및 시민 대표(공식 또는 비공식 단체) 등이 다양한 행사를 참여한다.
루숑(Luchon)과 같은 일부 시의 경우, 시장이 장작더미에 불을 놓는 역할을 하고(어떤 때는 시장이 신부와 함께 불을 놓는다), 시청 직원들은 장작더미를 준비하는 일을 한다. 다른 작은 마을의 경우에는 주민 스스로가 장작더미의 준비를 맡는다. 한편, 아르티에스(Arties)와 같은 마을의 경우, 주민들이 거대한 불타는 장대를 시장의 집 앞까지 끌고 와서 세워놓은 타로에 불을 끄는 역할을 시장이 맡는다. 또 타로에 불을 붙이기 전에 신부가 축복하는 지역(Isil)이 있는가 하면 신부가 불을 놓는 지역(Les)도 있다. 이 두 마을 모두 퍌레스(falles), 파로(faro), 아로스(haros)를 주민들이 준비한다. 다른 지역에서는 마을에서 가장 최근에 결혼한 남자가 불을 놓기도 한다(사운(Sahún)과 보이(Boí)의 경우). 예를 들어 보이에서는 불을 붙이는 임무를 맡은 남자(카탈루냐 어로 파드리 마조르(fadrí major))가 산 중에서 마을로 이동하는 횃불 행렬을 앞장서서 안내한다. 그런가 하면 안도라의 경우에는 해마다 남녀 구분 없이 팔랴이레 마조르(fallaire major)를 선출하고 선출된 팔랴이레 마조르가 맨 앞에서 팔랴이레스(fallaires) 행렬을 이끈다. 안도라의 마을에서는 16세 이하의 어린이들을 감독하는 팔랴이레 메노르(fallaire menor)도 함께 선출한다. 이곳에서는 팔랴이레스 협회(Fallaires Association)가 불을 붙일 장작더미를 준비한다. 루숑에서는 250년 전에 설립된 승마 안내 협회(Compagnie des Guides à cheval)가 불을 붙이기 직전에 채찍을 부러뜨려 장작더미에 경의를 표하기도 한다. 한편 라 포블라 데 세구르(La Pobla de Segur)에서는 미혼의 젊은 처녀들(pubilles)이 마을에서 횃불 행렬을 기다리는데 행렬이 도착하면 모스카텔(moscatell, 무스카트 포도(muscat)로 만든 와인)이나 코카 데 수크레(coca de sucre, 달콤한 파이)를 건네기도 한다. 이 아가씨들은 저녁식사를 대접하는 주인의 역할을 하고 행렬이 장작더미에 앞에 당도할 때까지 마을을 통과하도록 안내한다. 어떤 경우든 매 단계와 의식, 임무 등에 관하여 가장 경험이 많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부각된다. 이런 사람은 집단으로부터 인정을 받아 여러 다양한 역할과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산 후안 데 플란(San Juan de Plan)에서는 이런 사람을 마요르도모스(mayordomos) 또는 마요르도마스(mayordomas)라는 특별한 이름으로 부르며, 카탈루냐어를 사용하는 마을에서는 캅스 데 콜랴(caps de colla, 단체의 리더)라고 부르기도 한다.
무형유산의 의미
피레네 산맥의 계곡에서는 ‘성 요한의 날은 최고의 날이다.’, ‘한 해는 성 요한의 날에 다시 태어난다.’, ‘성 요한의 날 밤 축제는 나무와 아이를 자라게 한다.’ 와 같은 말을 흔히 접할 수 있다. 이런 표현은 유사한 다른 많은 표현이 그러하듯 관련된 모든 공동체에게 하지 축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는 표현이다. 말하자면 이런 표현을 통해 주민들은 ‘하지 축제는 결코 놓쳐서는 안 될 행사’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모든 구성원들이 불 축제를 고대하며 흥겹게 즐긴다. 불 축제는 가족과 사회, 공동체와 유대를 주기적으로 재확인하는 계기이며 소속감·정체성·연속성을 강화한다. 오늘날까지 이 깊은 계곡 골골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이곳에 살다가 떠났던 사람들은 1년에 한 번인 이 행사를 계기로 한데 어울린다. 이들은 하지 축제와 전통을 공유함으로서 애정과 유대, 지형을 재확인한다. 물리적·역사적·문화적 경관과 불가분인 이 유산은 고유한 문화를 지닌 피레네인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된다. 불은 밤이 만들어내는 마법 같은 신비함을 한층 강화한다. 불 축제 전통은 전통적·협력적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을 한데 모아 서로 화합할 수 있게 한다. 이 무형유산은 성 평등을 지향하고 공동체에 새롭게 들어온 사람들의 적응을 도우며, 자발적인 연대와 환대의 문화를 장려한다.
하지 축제는 현 시대의 여건에 맞게 변형되었지만 과거와 마찬가지로 마법 같은 놀라운 경험인 원초적인 전통을 영속화하는 데 성공했다. 사람과 자연 사이의 존중은 이 무형유산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이며, 유형성과 무형성이 서로 밀접하게 융합되어 피레네 산맥과 산지 주민의 문화적 가치를 지속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전승정보
공식적으로 일정한 역할을 맡게 되었든 그렇지 않든 축제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은 각자의 역할이나 책임을 분담하며 자신의 뒤를 이을 후배들에게 관련된 지식과 기술, 의식에 대해서 가르치고 전수하고 있다. 등재국인 3개국에서 가장 중요한 전승의 주체는 가족이다. 가족은 하지 축제라는 유산을 배우고 사랑하며 축제를 계속해서 기억하고 젊은 세대로 전수하는 구심점이다. 하지 축제와 관련된 독특한 표현과 어휘적 특징이 살아 있는 구술 전통의 커뮤니케이션은 전승을 돕는다. 조부모, 부모, 형제자매, 삼촌과 고모, 이모까지 앞선 세대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하지 축제의 의식과 행사에 대해서 단계적으로 알려주고 축제를 접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유서 깊은 전통의 모든 지식과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그래서 가족 외에도 친지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모든 주민이 이 축제의 전승에 개입하고 있는 셈이다.
법률에 따라 설립된 단체나 민간 연합 기관 역시 하지 축제의 조직과 원활한 운영, 보존 그리고 의식과 지식의 전승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민 단체, 크고 작은 팔랴이레스 협회 그리고 민속 단체와 춤을 출 때 반주하거나 전통 음악을 연주하는 악단 등은 축제를 할 때도 그렇지만 전승에도 매우 중요하다. 몇몇 단체들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훈련 및 관리를 하는 워크숍을 하는 경우가 많다. 장작더미 쌓기를 포함하여 지역 전통에 관한 실용적인 워크숍을 하고 있는 학교에서도 전승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들 공동체 중에서도 시청과 산하에 기술·문화행사를 담당하는 부서는 풍습과 관습을 지원하고, 축제 문화에 대한 인식을 고양하고, 해마다 축제 초대장을 발부하는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 기관의 담당자들은 하지 축제의 전체적인 갱신, 개시, 교육, 전승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본문
전설 속에서 흔히 불길에 휩싸인 것으로 묘사되는 피레네 산맥은, 대략 천 년 전에 만들어졌을지도 모를 ‘하지 불 축제’라는 살아 있는 전통을 지키는 공동체들의 고향이다. 하지 불 축제는 ‘팔례스(falles)’, ‘아로스(haros)’, ‘브란돈(brandon)’ 이라고 불리고 있다. 의례와 주기에 따른 축하 행사는 해마다 태양이 가장 높이 솟아오르는 날의 밤에 열리는데 불은 태양을 상징한다. 하지 불 축제는 본래 비기독교인들의 행사였지만(태양 숭배), 차후에 기독교인들에 의해 받아들여졌다(세례자 성 요한과 사도 요한). 오늘날에는 신앙과 관습, 의식이 융합되었고 그 결과 마법과도 같고 상징과도 같은 분위기 속에서 여러 공동체가 한데 모이도록 해주는 모두의 축제가 되었다.
어둠이 내리기를 기다리면서 각 공동체는 전통적인 기술로 팔례스(falles), 알레스(halhes) 또는 알라스(halhas), 아로스(haros), 타로스(taros), 아르스(harts) 또는 파로스(faros), 브란돈스(brandons, 프랑크족어로는 ‘brand’ 또는 ‘firebrand’, 프로방스어로 ‘brandou’, 횃불 꼭대기에 있는 어린가지)를 준비한다. 팔례스는 횃불을 뜻하는 라틴어의 ‘파쿨라(fácŭla)’에서 유래한 것이고, 파로스(faros)는 ‘봉화’나 ‘등대’를 뜻하는 그리스어의 ‘파로스(φάρος)’에서 유래한 것이다. 밤이 이슥해지면 산골마을에서 의례에 따른 행렬이 시작되는데 이 모습은 매우 강렬한 감정과 느낌을 자아내는 장면이다. 행렬은 산꼭대기(faro)에서 홰에 불을 붙인 후, 모두의 감정이 매우 고양된 상태에서 함성을 지르며 불타는 횃불을 들고 마을로 향한다.(혹은 마을 안에서만 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이들은 마침내 팔례스 마조르스(falles majors), 아로스 또는 브란돈스(시 광장에 준비된, 높이 쌓아놓은 커다란 장작더미) 또는 타로(taro, 올려 세운 후 마을 주민 전체가 끌고 내려와 거리를 행진하는 나무 기둥)를 중심으로 행렬을 멈춘다. 그런 다음 장작더미나 타로에 불을 놓으면 불이 산과 들녘, 마을, 그리고 주민들을 정화하고 더욱 건강하게 해주면서 불꽃이 선함을 싹 틔워 사방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한다. 산에서 생애 처음으로 내려오는 의식은 청소년에서 성인이 되는 것을 상징하는 행위로서 젊은이들에게는 더욱 특별한 순간이다. 불꽃을 바라보며 세상을 떠난 친지를 떠올리며 회상에 잠기거나 애도하기도 하는 마음으로 감정을 가라앉히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하지 축제는 문화적 공간(파로, 행진 경로, 광장), 공동 식사, 인기가 있는 민속 공연 등을 포함한 유산이다. 아침이 되면 사람들은 잉걸불이나 재를 모아 가져와서 각자의 가정이나 정원을 보호한다.